시베리아 인문기행

연해주를 향한 오랜만의 여정, 다시 대륙으로!

방문일자: 2025년 4월 17일(목)~4월 20일(일)

지난 4월, 대륙학교 17기 수강생과 졸업생, 그리고 희망래일 후원회원들이 함께 러시아 연해주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해 동안 끊어졌던 대륙으로의 길을 다시 밟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직항 노선이 끊기면서, 연해주를 방문하는 길은 꽤 오랫동안 막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중국 옌지(延吉)까지 비행기로 이동 후, 버스를 타고 훈춘(琿春)을 거쳐 중-러 국경을 버스로 넘어 연해주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다시 그 길을 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 여정은 대륙으로 향하는 우리의 상상력을 회복하고, 역사적·지리적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해주(Primorsky Krai)’는? 

'연해주'는 러시아어 프리모르스키 크라이(Примо́рский край)(프리모르스키 변경주*)를 한자로 음차한 표현입니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행정구역의 하나로, 블라이보스토크가 행정 중심지입니다. 역사적으로는 만주의 일부였으나. 1860년 제2차 아편전쟁의 결과로 청나라가 베이징 조약을 체결하며, 러시아 제국에 우수리스크 지방(현 연해주와 남부 하바롭스크 지방)을 할양하게 되면서 러시아 영토가 되었습니다.

(*참고: 변경주(크라이 край)는 러시아의 85개 연방 주체(공화국/변경주/주/연방시/자치주/자치구로 구성됨) 중 러시아 중앙 정부에서 멀리 떨어진 변경 지역을 의미합니다. 연해주 외에도 알타이, 하바롭스크 등 총 9개의 변경주가 있습니다)

1일차 일정 – 4월 17일(목)

연길공항 – 중조 강변공원 – 봉오저수지 – 훈춘

연수 첫날, 참가자들은 중국 지린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중심지인 연길(옌지)를 가기 위해 인천 공항에 이른 아침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길공항에서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약 2시간이나 공항에서 대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 했습니다. 연길공항은 군민공용공항이라, 가끔 민간 일정이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여, 일행은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며 대기해야 했습니다.

연길 공항: 연변 지역의 유일한 공항이기도 한 이곳은, 중국과 조선의 국경 지대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으로도 민감한 장소라고 합니다

긴 대기 끝에 원래 예정되어 있던 러시아-중국-조선 3국 접경지점 방문 일정은 부득이하게 취소되었고, 대신 중조(中朝) 강변공원을 둘러본 뒤, 아쉬운 마음에 독립운동의 숨결이 남아 있는 봉오저수지(봉오동 전투지 인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중조 강변공원/ 중국 도문에서 조선 남양을 바라본 뒤 찍은 기념 사진

@ 봉오저수지: 봉오동 전투지는 1920년, 홍범도 장군을 중심으로 한 독립군이 일본군을 대파한 역사의 현장입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저수지로 남아 있지만, 당시의 치열한 숨결이 여전히 느껴지는 곳입니다.

저녁 무렵, 연수단은 중국-러시아 국경을 넘기 위해 훈춘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훈춘은 북방 삼각지대의 전략 요충지로,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에서 다음날 러시아로 넘어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일정의 일부가 변경되었지만, 대륙으로 향하는 첫발을 내딛는 설렘과 함께, 한반도와 대륙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가까우면서도 심정적으로는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에서의 짧은 여정은 엄충일 가이드님이 동행해주었습니다. 연수단의 알찬 시간을 위해 해박하고 열정적인 가이드는 중국에서의 시간을 알차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