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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광석 이사 "남북 끊어진 철길 110km 연결해 기차타고 유럽가요"

작성일 2023-03-10 첨부파일

 

[인터뷰] 황광석 이사 "남북 끊어진 철길 110km 연결해 기차타고 유럽가요"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황광석 (사)희망래일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부터 `강릉-北 제진 철길 110km 건설` 촉구 운동

기차타고 北으로 수학여행, 러시아로 신혼여행 가는 세상 꿈꿔

기차레일 받치는 지지대 `침목` 모금 운동, 2억 4천만원 모금

정부 착공 결정하면 완공까지 5년 소요 예상


[인터뷰 전문]

부산에서 런던까지 유라시아 대륙 횡단,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강원도 강릉부터 우리나라 최북단 마지막 기차역 제진까지 끊어진 철길 110km만 이어진다면 가능한 일인데요.

이 남북의 철길을 잇고 한국과 대륙의 연결을 기원하는 민간통일운동단체가 있습니다.

동해북부선 연결운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희망래일 황광석 이사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광석 이사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황광성입니다.


▷우선 청취자분께 희망래일이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해주시죠.

▶희망래일은 남북철도와 대륙철도를 연결하여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남북한과 대륙과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2010년에 창립한 순수한 시민사회단체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교류협력에 이바지하고 ‘대륙적 상상력’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과 통일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철 전 철도공사 사장님께서 이사장으로서 저희를 이끌고 계십니다.

대표적인 활동을 말씀드리자면 역시 남북철도 연결운동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역 맞이방에서 ‘서울역을 국제역으로’라는 시민캠페인을 청소년들과 함께 펼치고 있으며, 특별히 강릉에서 북한 제진역까지 동해북부선 110km 건설을 촉구하는 범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륙학교라는 시민교육사업과 시베리아횡단철도 인문기행 그리고 다양한 평화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0년이면 남북 관계가 경직돼 있을 때인데요. 철길을 잇고 대륙을 연결하자는 통일운동, 평화운동이 현실감이 없어 공감대를 갖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그렇죠. 2008년에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2010년에는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말미암아 남북관계는 완전히 빙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일체의 인도적 대북지원조차 불허되었고 남북 간에는 일촉즉발의 전쟁 분위기가 팽배했었죠. 그런 시기에 남북철도를 연결하자는 운동은 비현실적이었죠.

그런데 저희는 한반도 그 너머에 존재하는 유라시아대륙과의 연결과 소통에 주목했습니다. 부산, 목포,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녘땅을 거쳐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 베를린, 파리, 런던까지 가는 꿈을 꾸니 저희들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북녘땅에 수학여행도 가고 바이칼호수로 신혼여행도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저희들의 제안에 의외로 많은 시민들이 호응해 주셨습니다. 남북을 연결하고 유라시아대륙과 소통해야 우리 미래세대에 희망이 있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생겨났던 거죠.


▷그간 어떤 활동을 해오셨습니까? 이달 초에는 동해북부선 연결 기원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다고 하던데요?

▶<동해북부선 연결 기원 국민대행진>은 크게 세 가지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9월 28일은 “강릉역을 국제역으로”라는 행사로서 강릉역 광장에서 전국에서 오신 7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동해북부선 조기 착공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공유하였습니다. 특별히 대나무와 현수막을 이용해 기차를 만들어 강릉역에서 출발하여 경포해변까지 약 6km를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홍보하였습니다.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나흘간은 “동해북부선 달려잇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와 일반마라토너들 10명 그리고 3명의 자전거팀이 경포해변에서 고성제진까지 해파랑길을 따라 약 150km를 달렸습니다. 강릉-제진 기차길은 110km이지만 해파랑길은 꼬불꼬불하여 좀 더 깁니다.

마지막날 10월 3일에는 “끊어진 철길 110km 제진역 문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80명의 철도동호회 회원들과 일반시민들이 모여서 제진역을 돌아보고 통일과 기차와 관련된 노래공연을 보고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탐방하는 행사로 6일간의 행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희망래일이 해온 대표적인 운동이 동해북부선 연결 사업인데요, 개성과 문산을 잇는 경의선이나 이미 남북 철도가 더 있지 않나요? 이어진 철도도 운행을 못하고 있는데 왜 끊어진 동해북부선을 연결하자고 하시는 건가요?

▶남북철도 연결과 운행은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동해북부선은 온전히 남쪽 땅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동해선, 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사업을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하였습니다.

철도 연결을 한다는 것은 철도 운행을 통해 인적·물적 교류를 하자는 것입니다. 북쪽은 부실하기는 하지만 철도가 다 놓여있는데 정작 남쪽 동해북부선에는 철도 자체가 없습니다. 부산항의 수출입 물동량을 동해선 철도를 이용해 나진-하산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유라시아대륙 국가들에 공급하거나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동해북부선 철도를 건설해야 합니다.


▷남북을 잇는 철도는 우리나라만 추진하겠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닌데 동해북부선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어떤가요?

▶북한에서 동해북부선 철도가 끊어져 있는데 왜 건설하지 않느냐고 질의하거나 언급하지는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도는 네트워크입니다. 철도와 도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그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부산항을 통해 들고나는 해상운송량의 10%만 철도로 육상운송해도 어마어마한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있으며 더 많은 외국의 환승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되면 남쪽은 물론이려니와 북쪽도 커다란 이익이 될 것이고 유럽과 동남아, 미주 등의 국가도 물류비를 절감하고 운송기간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동해북부선 건설에 민간에서도 힘을 보태자는 취지로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 모금 운동을 하고 계시잖아요. 침목이 기차 레일을 받치는 지지대 같은 나문데 어째서 침목 모금 운동을 하십니까?

▶정부 발표에 의하면 동해북부선 건설에 약 2조 3천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 매우 큰 국가 SOC사업이므로 당연히 국가재정으로 공사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남북 간에 70년 넘도록 분단되어 있는 ‘침묵’을 깨고 남북 교류협력에 정부가 적극 나서게끔 동해북부선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 참여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침목 한 개를 만들고 설치하는 비용이 10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국민들이 10만원을 내면 침목기증자의 이름을 침목에 새겨서 우리나라 관련부처에 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교류협력 더 나아가 통일에 기여하는 국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 기증 캠페인을 창안했던 겁니다.


▷그동안 많이들 동참했습니까? 얼마나 모금이 됐습니까?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를 작년 4월 17일에 출범했습니다. 이제 약 1년 반 정도 지났는데 2억 4천만 원 정도 모금했습니다. 침목수로는 2,400개 정도 되는 셈입니다. 본인 이름으로 기증하신 분들이 가장 많지만 자녀 또는 손자손녀 이름으로 기증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가족들 숫자만큼 침목 기증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칠순 잔치를 해주는 가족들을 위해 침목을 선물하신 분도 있습니다. 어떤 중소기업 사장님은 직원들 이름으로 침목을 기증하신 분도 있습니다.

또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 있는데요. 북한 나무심기에 후원하기 위해 4백만 원을 모았는데 10년 가까이 대북지원 사업이 막히는 바람에 그 돈을 침목으로 기증하신 분도 계십니다. 나무보다 침목이 남북교류에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요.


▷부산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대륙횡단 열차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데요. 만약 당장 착공이 결정된다면 언제쯤 동해북부선이 완공될 수 있을까요?

▶철도전문가에게 문의해 본 적이 있는데 정부가 착공 결정을 내리면 설계와 부지 매입과 공사 포함하여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산을 한꺼번에 왕창 투입한다면 2~3년 만에 완공할 수도 있겠지요.


▷희망래일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대륙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한반도 대륙성 회복 프로젝트”로서 대륙리더를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총 12번의 강의와 3박3일간의 러시아 연해주연수로 이루어집니다. 2017년 3월에 처음 시작하여 봄, 가을 학기로 현재 6기 수업이 진행 중입니다.

한반도 및 국제 정세 흐름, 러시아와 중국 등 유라시아 인문학, 개성공단, 철도, 항일독립운동사 그리고 신북방정책 등에 대하여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십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걸쳐 통일부장관을 역임하셨죠. 저는 교감을 맡고 있습니다.

주요 강사진은 정세현 전 장관님을 비롯하여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이병한 원광대 동북아인문사회연구소 교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해주 연수는 우수리스크 항일독립과 한민족역사현장 탐방, 핫산 접경지역 탐방, 블라디보스토크 문화탐방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연해주연수는 북녘땅을 지척에까지 가볼 수 있으며, 우리 선조들의 주요 활동무대였던 곳을 더듬어 보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고려인동포라고 불리는 재러동포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청소년 아리랑예술단과 화랑북팀의 공연도 보고 러시아 문화도 접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연해주연수를 다녀오고 나면 수강생들 간에 급속히 친밀감이 생겨나게 됨으로써 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망을 형성되게 합니다. 그래서 대륙학교 수료 후에도 각 기수별로 두 달에 한 번꼴로 후속 공부모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의 평화가 금방이라도 올 것 같았는데요. 평화로 가는 길이 녹록치 않습니다. 남북의 내일, 끊어진 철길, 레일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희망래일은 앞으로 어떤 활동을 추진하실 계획이신가요?

▶꿈을 꾸고 실천행동을 하는 자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평화와 통일의 꿈을 꾸게 하는 교육사업과 현장탐방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대륙학교, 시베리아철도 역사인문기행, 평화문화 활동을 꾸준히 펼쳐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정책에 반영토록 하는 활동에 좀 더 비중을 높이고자 합니다. 동해북부선 침목기증 캠페인,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캠페인, 정책포럼 등도 더욱 박차를 가해나갈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남북의 끊어진 철도를 이어 한국과 대륙의 연결을 기원하는 사단법인 희망래일 황광석 이사 만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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