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외 】 사할린 기행 part 2 (2025.08.19 - 08.26)
Day 4–5는 사할린 현지의 역사 현장(탄광), 한인 사회와의 만남, 도시 문화 경험(오케스트라/박물관/성당) 그리고 귀국편(베이징) 연결까지를 담습니다.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탄광에서 직접 일하셨던 이용대 할아버지의 안내로 브이콕 탄광을 방문했습니다. 폐허가 된 탄광 내부까지 들어가 생생한 역사의 자취를 확인했고, 박인호 원장님의 대금 연주에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사할린주 한인협회에서는 직접 빚은 만두와 인절미로 환대를 받았고, 저녁에는 주립 사할린 오케스트라의 '국기의 날' 기념 연주회를 관람하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 4일차 기록 보기사할린에서의 마지막 날, 자작나무 숲 속 꽃사슴 자연농원에서 사할린 한인 추모관을 둘러보고, 체홉 박물관에서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을 만났습니다. 오호크해(태평양) 해변에서 킹크랩 점심을 즐기고, 향토박물관에서 한국 역사관을 관람했습니다. 사할린 극동 지역 최대 정교회인 성탄 대성당을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샤슬릭 전문 식당에서 현지 악단 연주와 함께 춤추며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자정이 넘어 베이징으로 향했습니다.
▶ 5일차 기록 보기사할린 한인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대륙'이라는 표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할린이 거대한 러시아 본토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섬이기에 본토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곱씹다 보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대륙과 단절된 채 살아온 우리의 처지도 떠올랐습니다. 결국 우리 역시 '섬'에 사는 사람들일 수 있는데, 정작 그 감각을 충분히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이콕 탄광 방문은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온 부모님 밑에서 1952년에 태어나, 탄광에서 직접 일하셨던 이용대 할아버지의 안내로 이루어졌습니다. 운영이 중단된 뒤에도 현장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생생한 역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폐허로 남아 있는 탄광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는 사실에 임경석 교수님도 놀라셨습니다. "운영되지 않는 탄광을 폐허로 두면서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역사 현장을 살아 있게 만들었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인호 원장님이 대금을 아름답게 연주하자, 이용대 할아버지는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사할린의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눈물이 많으셨습니다. 오랜 세월 부모와 자신의 삶 모두에서 겪어야 했던 서러움이 쌓여, 작은 순간에도 눈물이 솟아오르는 듯했습니다.
안톤 체홉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의사이면서 극작가·소설가로 활동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의 모순을 섬세하게 그려낸 인물입니다. 박물관에는 체홉의 원고와 서신, 당대의 생활용품과 집필 환경이 전시되어 있어 그의 문학 세계와 삶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할린은 체홉이 1890년 직접 답사해 『사할린 섬』이라는 르포 문학을 남긴 곳으로, 억압받는 이들의 현실을 기록한 중요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행 중 여러 분야의 교수님들이 전시물을 보며 러시아 사회와 문학, 체홉의 문제의식에 대한 다채로운 해설을 즉석에서 들려주셨습니다.
점심은 오호크해(태평양) 바다를 앞에 두고 해변에서 킹크랩을 먹었습니다. 시내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오호크해 해변에 닿습니다. 태평양 앞바다에서 킹크랩을 먹을 줄이야…. 비가 조금씩 내려 천막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보드카도 마시며 사할린의 마지막 날을 기억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샤슬릭(러시아식 꼬치구이) 전문 식당에서 이루어졌고, 현지 악단의 연주가 더해져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춤을 추며 마지막 밤을 즐겼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사할린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일주일에 단 두 차례뿐인 귀국편 일정에 맞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0시 15분 출발한 비행기는 새벽 1시 무렵 베이징에 도착했고, 그렇게 우리의 사할린 여정은 끝이 났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사할린 한인들의 열렬한 환영과 나눔은, 우리가 청산하지 못한 역사와 아픔, 그리고 한반도 인근 대륙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광복과 분단 80년, 시간은 흘러가고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슬픔을 남기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방문단은 한인들의 정체성과 대한민국과의 연결을 위해 힘쓰는 새고려신문과 우리말 방송국을 지원하기 위해, 몇몇 분들이 나서서 컴퓨터 등 필요한 물품을 기증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탄광의 기억, 대륙을 향한 시선
사할린 한인들이 말하는 대륙은
섬에 사는 우리에게도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강제징용의 현장에서, 체홉의 문학 속에서,
오호크해 해변에서 우리는 역사와 현재를 마주했습니다.
Day 6~8 베이징 일정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베이징에서의 여정과 귀국까지의 이야기는 별도 페이지에서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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