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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길에서 만나는 역사·기억·평화의 여정

【 국외 】 만주철도·안중근 로드 (2026.06.03 - 06.07)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6.08.03 조회수 : 602


대륙학교 19기 · 대륙기행

만주철도·안중근 로드 답사

제국의 철도를 따라, 동양평화의 질문을 다시 읽다

여행 기간
2026.06.03 — 06.07
기록
유동걸 (대륙학교 1기)

여정을 열며

철도는 사람과 물자를 잇는 길이지만, 근대 만주에서는 제국의 군대와 자본, 침략의 욕망이 달리던 길이기도 했습니다. 대륙학교 19기는 대련과 여순에서 시작해 심양, 장춘, 하얼빈으로 이어지는 철도 위를 따라 걸으며 그 길에 새겨진 지배와 저항의 흔적을 마주했습니다.

관동법원과 여순감옥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시간과 동양평화론을 되새겼고, 만철과 만주사변의 현장에서는 철도가 어떻게 제국의 신경망이 되었는지 살폈습니다. 장춘의 위만주국과 하얼빈의 안중근기념관, 731부대 옛터까지 이어진 5일의 답사는 역사를 관람하는 여행이 아니라 오늘의 평화와 인간의 존엄을 다시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평화의 질문

제국의 철도 위에서
안중근의 평화를 묻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이유는 개인적 복수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는 침략을 멈추고 한·중·일이 대등하게 협력하는 동양평화를 꿈꾸었습니다. 여순의 법정과 감옥, 하얼빈역, 그리고 731부대의 기억은 그 평화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절박한 조건이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기행에서 철도는 하나의 질문이 되었습니다. 누가 선로를 놓았는가, 누구를 위해 운행했는가, 무엇을 실어 나르는가. 제국의 철도를 기억하는 일은 결국 사람을 잇는 철도와 평화의 길을 새롭게 상상하는 일이었습니다.

주요 일정

1일차 · 2026.06.03

인천 → 대련 → 여순 → 관동법원 → 여순감옥 → 동계관산 요새

답사는 대련 남쪽의 군항도시 여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받았던 관동법원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 여순감옥에서 식민 사법과 옥중 유묵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동계관산 요새에서는 러일전쟁의 승리가 을사늑약과 병합으로 이어진 역사를 바라보며, 제국의 근대와 안중근의 동양평화가 얼마나 다른 길이었는지 생각했습니다.

1일차 답사 사진 1
1일차 답사 사진 2
2일차 · 2026.06.04

만철주식회사 → 중산광장 → 심양고궁 → 장작림 폭사 사건 현장

대련의 만철주식회사 건물과 중산광장을 걸으며 철도·항만·금융·도시계획이 하나의 식민 지배 체제로 연결 되었던 모습을 살폈습니다. 심양고궁에서는 청 제국의 형성과 조선의 병자호란 이후 역사를 함께 떠올렸고, 장작림 폭사 현장에서는 일본 관동군의 개입이 만주사변과 만주국 수립으로 이어지는 전조를 확인했습니다.

2일차 답사 사진 1
2일차 답사 사진 2
3일차 · 2026.06.05

심양 9·18 만주사변기념관 → 심양철로진열관 → 장춘

9·18 만주사변기념관에서는 일본 관동군이 철도 폭파를 구실로 만주 침략을 확대해간 구조를 따라갔습니다. 이어 심양철로진열관에서 청말부터 러시아와 일본의 침탈, 중국의 철도 주권 회복과 현대 철도 건설까지 이어진 역사를 살폈습니다. 이날의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주권과 지배, 해방이 충돌한 역사의 선으로 다가왔습니다.

3일차 답사 사진 1
3일차 답사 사진 2
4일차 · 2026.06.06

신민대가 → 위황궁 → 장춘 야마토호텔 → 하얼빈 안중근기념관 → 중앙대가 → 성소피아성당

장춘에서는 일본이 괴뢰국 만주국의 수도 ‘신경’으로 조성한 도시계획과 위황궁을 통해 국가의 형식까지 지배의 장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오후에는 하얼빈으로 이동해 안중근기념관에서 1909년 의거의 현장과 동양평화의 뜻을 다시 만났습니다. 중앙대가와 성소피아성당에서는 러시아·중국·조선·일본의 역사가 겹쳐진 하얼빈의 복합적인 도시 풍경을 걸었습니다.

4일차 답사 사진 1
4일차 답사 사진 2
5일차 · 2026.06.07

731부대 옛터 → 귀국

마지막 날에는 일본 관동군이 세균전 연구와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731부대 옛터를 찾았습니다. 인간을 이름 없는 실험 대상으로 바꾼 국가범죄의 기록 앞에서 과학과 국가가 윤리를 잃을 때 문명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같은 하얼빈에 놓인 안중근의 동양평화와 731부대의 폭력은, 평화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절박한 조건임을 보여주었습니다.

5일차 답사 사진 1
5일차 답사 사진 2
돌아보기

사람을 잇는 철도를 향하여

대련의 항구와 여순의 감옥, 심양의 만철과 만주사변, 장춘의 위만주국, 하얼빈의 안중근기념관과 731부대는 하나의 선 위에서 서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선은 한때 제국의 확장과 전쟁을 실어 날랐지만, 그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는 일은 앞으로 무엇을 실어 나를 것인지 선택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제국의 기억을 넘어 사람을 잇는 철도로, 전쟁의 과학을 넘어 생명을 섬기는 평화로. 답사는 끝났지만 안중근이 남긴 동양평화의 질문과 철도의 의미는 오늘의 한반도와 대륙을 향한 길 위에서 계속됩니다.

제국의 기억을 넘어, 사람을 잇는 철도로.
다시 희망래일의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