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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길에서 만나는 역사·기억·평화의 여정

【 국외 】 연해주 답사 (2025.04.17 - 04.20)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6.02.06 조회수 : 9,584
답사 기록
끊어진 철길 너머, 다시 만난 대륙
연해주를 향한 여정

대륙학교 17기
연해주 답사일지

여행 기간 2025년 4월 17일 – 4월 20일 (3박 4일)
참여자 대륙학교 17기 수강생·졸업생·후원회원
기록 이고은

여정을 열며

대륙학교 17기 수강생과 졸업생, 그리고 희망래일 후원회원들이 함께 연해주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해 동안 끊어졌던 대륙으로의 길을 다시 밟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직항 노선이 끊기며, 연해주로 가는 길은 꽤 오랫동안 막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중국 옌지(延吉)로 이동한 뒤, 훈춘(琿春)을 거쳐 중·러 국경을 버스로 넘어 연해주에 도착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이동 자체가 대륙으로 향하는 상상력을 회복하고, 역사적·지리적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고: 연해주(Primorsky Krai)란?

'연해주'는 러시아어 프리모르스키 크라이(Приморский край, 프리모르스키 변경주)를 한자로 음차한 표현입니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행정구역 중 하나이며, 블라디보스토크가 행정 중심지입니다. 역사적으로는 만주의 일부였으나 1860년 베이징 조약 체결 이후 러시아 제국에 우수리스크 지방(현 연해주와 남부 하바롭스크 지방)이 할양되며 러시아 영토가 되었습니다.

주요 일정

1일차 | 2025.04.17

연길공항 → 중조 강변공원 → 봉오저수지 → 훈춘

연수 첫날, 연길공항에서의 예상치 못한 대기 시간을 거쳐 중조 강변공원에서 조선 남양을 바라보았습니다. 봉오동 전투지 인근 봉오저수지를 둘러본 뒤, 중국-러시아 국경을 넘기 위해 훈춘으로 이동했습니다. 대륙으로 향하는 첫발을 내딛는 설렘과 함께, 한반도와 대륙이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심정적으로는 멀어졌음을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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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 2025.04.18

핫산의 영웅 기념비 → 안중근 단지동맹비 → 우스리스크 통일음악회 → 최재형 고려인민족학교

이른 아침 국경을 넘어 연해주에 입성했습니다. 핫산의 영웅 기념비에서 발해의 흔적을 떠올리고,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비 앞에서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우스리스크 문화대학홀에서 열린 통일음악회를 관람하고,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를 방문해 작은 기부금을 전달하며 고려인 공동체와의 연대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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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 2025.04.19

이상설 유허비 → 발해성터 → 최재형 고택 → 고려인문화센터 → 신한촌 → 블라디보스토크역

라즈돌노야강에 유해가 뿌려진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를 찾아 독립의 의지를 기렸습니다. 발해성터를 걸으며 고조선-고구려-발해로 이어지는 역사적 연속성을 실감했고, 최재형 선생 고택과 고려인문화센터에서 독립운동 후원자들의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신한촌 기념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시작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역을 방문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대륙을 상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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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 2025.04.20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 대련국제공항 → 인천국제공항

여정의 마지막 날,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대련을 경유해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정은 기억의 지도를 따라 걷는 일이었습니다.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은, 끝나지 않은 역사에 대한 또 하나의 응답이었습니다. 그들의 디아스포라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며, 역사의 강은 아직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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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역사: 고려인의 이주와 강제이주

1863년, 함경도 13개 농가가 두만강을 넘어 지신허에 정착하며 연해주 이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애국지사들도 일제의 탄압을 피해 블라디보스토크로 모여들었습니다. 1930년대 말 연해주에는 최대 18만 명의 고려인이 거주했습니다.

그러나 1937년 9월, '중앙아시아 강제이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라즈돌노예역에서 기차에 실린 고려인들은 며칠 전 통보를 받았고, 짐도 챙기지 못한 채 가축 수송용 화물열차에 실렸습니다. 창문도 없이 허리를 펼 수도 없는 공간에서 3개월간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1만 6천 명이 사망했으며, 도착 후의 기아와 질병까지 포함하면 2만 명 이상이 희생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끊어진 철길 너머 다시 만난 대륙

연해주에서 만난 독립운동의 발자취와 고려인의 삶은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여는 힘이었습니다.
이 기억을 품고 우리는 평화의 철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이번 러시아 일정이 더욱 뜻깊고 풍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귀한 분들의 동행 덕분이었습니다.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의 김 발레리아 선생님, 동북아평화연대 김현동 이사장님,
그리고 안내로 여정을 이끌어주신 유승호 가이드님과 

엄충일 가이드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일정 내내 서로를 북돋우며 따뜻한 연대감을 나누어 준
연해주 연수단 모든 동행자분들께도 진심 어린 감사와 애정의 마음을 보냅니다.

희망래일
남북철도를 잇고 평화로운 내일을 만듭니다.
시민의 힘으로 잇는 평화의 철길